2020. 9. 9. 14:49ㆍ♪여행(오세아니아)/2017.10 시드니, 멜버른
2020년에 써 보는 3년전 여행 후기.
여행 중 매일 매일 블로그에 비공개로 일기를 썼다.
2017년도에는 여행을 하지 않는 날에도 거의 매일 일상을 기록했다.
나에게 모든 즐거움, 행복의 시작과 끝은 여행이었는데,
'여행이 우리를 떠났다'라는 항공사의 광고 카피를 볼때마다 슬퍼졌다.
솔직히 지금은 당장 어딘가를 떠나고 싶은 마음보다는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좋아하는 식당에 가서 맘 편히 외식을 하는 평범한 일상부터 되찾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하지만,
한동안 떠나지 못할 여행 때문에 지난 여행을 추억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순전히 이 시간들을 그리워할 나 자신을 위해, 다시 정리해서 기록해 보는 호주 시드니, 멜번 여행기
2017.10.13
어젯밤은 정말 멘붕...이라는걸 경험했다.
짐싸기 전에 잠깐 메일 확인 해본다는게 스팸메일함에도 습관처럼 들어갔고, 씨티포인트 호텔 캔슬레이션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발견한 것이다..
사정이 생겨서 체크인 할 수 없다. 아고다 가서 취소하면 전액 환불해주겠다....
이런 적은 정말 처음이라, 어카지 어카지 하다가 일단 답장을 보냈다.
대체할 수 있는 숙소를 달라고.
매우 빠르게 답장이 왔는데, 자기네가 해줄 수 있는 숙소는 멜버른에서 한시간 떨어진 곳이라는 거다...
그래서 취소하겠다고 일단 답장을 보냈다.
당연히, 내가 예약했던 가격의 내가 원하는 조건의 숙소는 없었다.
무료 트램존 안에 있고, 취사가 가능하며, 방이 넓은..
아고다와 호텔스닷컴과 구글맵을 열어놓고 검색을 하다가, 일반 호텔룸만 보여서 신경쓰지 않던 숙소에 스크롤을 내려보니 비교적 저렴한 ㅠ ㅠ 가격의 아파트가 있었다.
호텔스닷컴으로 마스타카드 할인 받아서 내가 취소했던 시드니 숙소와 비슷한 가격에 예약을 했다...
차액을 보상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일정이 많이 남은 것도 아니고 당장 내일인데, 이거에 매달려 성질내고 있어봤자 득될게 없어 그쯤에서 마무리 하기로 했다.
공항 고속도로 들어가기 전까지 차가 좀 밀려서, 한시간이면 도착했던 공항을 한시간 반이 걸려 도착헀다.
짐 무게는 17.3이이었다.
짐을 부치고 우리은행 창구에서 환전한 돈을 찾고,
널널한 출국심사를 지나 탑승동 퍼블릭 라운지에서 쉬었다.
면세점이고 뭐고, 시간 남으면 무조건 여기로 직행...
조금 쉬다가 물과 바나나 우유를 사서 먹으며 게이트까지 걸어갔다.
역대급으로 길었던 추석연휴가 끝난지 일주일 뒤라, 비행기가 거의 반은 비어서 출발했다.
나도 자리를 맨 뒤에 2개만 있는 곳으로 바꾸고 오랫만에 창가를 실컷 보며 왔다.
인천-방콕 구간 기내식(시푸드 스페셜밀)
라오스를 지날때 별이 반짝이는 것이 예뻤지만 방콕에 오니 구름이 잔뜩 끼었고, 내일 아침 비행기인지라 아직 게이트가 정해지지 않았다. 왼쪽으로 가나 오른쪽으로 가나 위로 올라가면 다 통해있는걸 알기에 g게이트 근처로 이동했다. 이 근처엔 긴 쇼파가 많았기 때문이다. 밖은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노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마침 비어있는 긴 소파를 하나 잡아서 발뻗고 가이드북도 보고 책도 봤다. 잠자는건 불가능. 공항에서 밤샘은 처음이었지만, 많이 드나들었던 공항이고 분위기도 지리도 잘 알고 있어 별로 두려운 생각은 들지 않았다.
2017.10.14
오전 8시 비행기를 타기전 요기를 하고 샤워도 하려고 한국서 미리 미라클 라운지 이용권도 구매해뒀다.
간단히 조식도 먹고, 씻고, 폰 충전도 한 후 드디어 시드니행 비행기를 타러 전광판을 확인하고 게이트로 이동했다.
G게이트 아래에 있는 미라클 라운지를 이용했는데 시드니행 게이트는 다행히도 멀지 않았다(D7)
게이트 내려가는 계단을 막아놓아서 잠시 기다렸는데 앞에 테이블을 설치하고 있었다.
잠시 뒤 게이트 내려가는 문이 열렸는데 가방을 열어 일일이 짐검사를 했다.
라운지서 먹다 남은 물을 들고 왔는데 100미리 넘는다고 안된다고 했다.
나는 거의 시작하자 마자 내려왔는데 나중에 보니 이것도 줄이 꽤 길었다
내려오자마자 한 일은 환승텀이 길었기 때문에 직원분께 수화물표를 보여주며 짐이 따라왔는지 체크하는거..
다행히 잘 따라왔다고 한다.
7시 20분 탑승이었는데 좀 더 늦은 시각에 탑승이 시작되었다.
처음으로 타본 a380이었는데 거의 만석이었다.
방콕에서 시드니까지는 9시간..
내 옆자린 호주인인듯한 엄마와 아들 둘이었다.
어젯밤 잠이 오지 않아서 읽기 시작한 (나를 보내지마)를 읽다가 눈이 피곤해서 오디로로 들었는데 깜박 깜박 졸았다.
중간중간 놓쳐서 그냥 눈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전혀 정보가 없이 시작했다가 뒤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이었다
오래 여운이 남는 이야기였다..(나중에 돌아와서 영화도 보았다. Never let me go란 제목으로 나왔다. 여행 중에는 읽을 책도 신경써서 골라야겠단 생각을 했다. 많이 슬픈 내용이라...)
기내식을 두 번 먹고 화장실도 서너번 가고 어떻게 어떻게 시간이 지나 밤 9시 조금 넘어 시드니 공항에 도착했다.
사람들을 따라 가니 자동입국심사를 위해 티켓뽑는 기계가 있었다..
여권을 스캔하니 모니터에 한글이 나왔다.
다시 사람들을 따라가니 긴 줄이 서진 이미그레이션이 나왔고 맨오른쪽 기계심사는 텅 비어있었다..
자동입국심사에 우리나라를 포함시켜줘서 참 고맙다고 생각했다.
짐이 조금 늦게 나왔지만 나는 음식물 포함 신고할게 아무것도 없으므로 신고없는 줄에 섰고 바로 통과하여 나올 수 있었다.(한국 음식이 그립다면 김치며 라면이며 다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정말 안사가도 된다)
나오자마자 유심을 사려고 옵터스에 줄을 섰는데 나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아버렸다.
완전 행운이었다.
30달러를 내고 15일간 하루 500메가씩/호주내 무제한 전화가 되는 유심을 공폰에 끼웠다.
오팔카드는 문을 닫아서 다음날 시내에서 사기로했다.
공항 셔틀인 레디투고 부스가 보여 22달러를 내고 숙소까지 픽업셔틀을 예약하고 미팅포인트에서 40분 넘게 기다렸다.
탑승객은 나와 태국인 대가족 두팀이었는데,
태국분과 오는길에 조금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도 온적있고 스키장도 갔대고...
방콕에 산다고 했다.
암튼 그들이 먼저 내리고 기사님과 대화를 하게 되었다.
지나가면서 보이는 곳들을 하나 하나 친절히 설명해주셔서 감사했다.
록스 지역에 있는 숙소엔 열두시가 다 되어 도착했다.
방에 들어오니 4인실인데 두명이 불끄고 자고 있었다.
그래서 샤워도구를 챙겨 밖에 있는 샤워실에서 씻고 대강 치우고 잠이 들었다.
이렇게해서 거의 24시간 이상이 걸린 서울에서 시드니까지의 여정이 겨우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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