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6. 03:30ㆍ♪여행(유럽)/2017.4 프랑스,스위스 스페인
2017.4.4
혼자 여행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여행을 떠날 때마다 마음속으로 하는 다짐이 있다.
첫번째는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예전 여행지와 비교하지 않는다. 세상에 같은 곳은 하나도 없다. 그리고 어떤 곳이든, 눈을 크게 뜨고 들여다보려고 하면 그곳만의 장점이 있다.
두번째는 평가하지 않는 것이다.
그곳의 문화, 현지인들의 삶의 모습, 다른 여행객들의 모습 등등..
내가 제일 싫어하는게 다른 사람의 옷차림이나 행동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저것 좀 보라며 수근거리고 평가하는건데(남이 뭘 하든 나에게 피해만 안주면 관심도 없다), 여행을 그런 동행과 하면 정말 스트레스 받고 피곤해진다.
나는 그냥 스쳐지나가는 여행객일뿐이고, 잠깐 겪은걸로 무언가를 좋다, 나쁘다, 평가할 수 없다.
어떤 종류의 일을 겪든,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받아들이자고 생각했다. 안좋은 사건이 꼭 나쁜 결과만 가져오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평가란 나에게 있어 일의 영역이다. 난 쉬러 온거니까, 그냥 물흐르듯이 다 받아들자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혼자 다니다 보면 속으로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여행 중에 하는 그런 생각들 때문에 여행을 망치기도 한다.
자꾸 생각하지 않으면 스멀스멀 평가질 본능과 비교질 본능이 기어나온다.
이번에도 그랬다.
알자스 지방과 스위스 몽트뢰를 거쳐 안시로 향하면서 안시의 풍경이란게, 콜마르+몽트뢰 호수 같은 느낌일것 같은데, 또 그럼 어쩌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또 누군가는 그랬다. 알자스 마을들을 보고 안시에 가면 마을이 좀 그래요,라고.
안시는 1박 2일이면 충분해요. 2박 이상이면 할게 없어요,라는 글도 보았다.
나는 안시에서 3박을 했고, 꽉 채운 이틀을 정말 행복하게 보냈다.
안시는 그냥 안시였고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문과 창문 주변은 일부러 페인트 칠을 하지 않은건지 돌벽이 드러난게 정감이 갔다.
배를 타고 나서 좀 추워서 따뜻한 커피가 간절했는데, 길가에 세워진 커피 1유로 간판에 이끌려 들어갔다.
커피를 주문했더니, 롱으로 할건지 숏으로 할건지 물으셔서 롱이라고 말씀드렸고, 강도도 물어보셔서 강하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
1유로짜리 커피에 과자까지 서비스로 나온다.
건물 안쪽의 카페 화장실에 갔더니 스테인드 글라스의 빛이 보였다.
이쪽 거리에서 저쪽 거리로 건너가기 위한 통로들이 곳곳에 있다.
그리고 바세 운하.
옆에는 넓은 잔디밭이 깔린 공원이 있다.
이곳에도 꼬마 기차가 있었다. 편도인지 왕복인지 옵션도 있었다. 탈까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후두둑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여행중 유일하게 제일 많은(그나마) 비가 온 날이었다. 당연히 우산같은건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
저 다리가 사랑의 다리.
나무 밑에 서 있다가, 잔디 공원 앞에 대형 공연장 같은게 있던게 생각나서 그리로 달려들어갔다.
1층엔 문구점, 서점, 그리고 안시 관광 인포가 있었다.
지도 덕후는 또 지도를 한장 얻었다. 이건 소장용이니 소중히 접어 가방에 챙겼다.
퀵에서 밀크 쉐이크를 한잔 마시며 기다리니 비가 지나갔다.
그리고 다시 찾은 바세 운하.
내가 안시 검색을 하며 본 사진은 이런 풍경이 아니었는데...
나무가 준비가 덜 되었다. 내가 너무 일찍 찾아 왔구나, 싶었다.
아쉬움이 남으면 언젠가 다시 갈 마음이 생긴다.
언덕 위에 있는 박물관으로 쓰인다는 성에 가보기로 했다.
언덕 위 현지인분들이 사는 집들의 정원이 너무 예쁘고 부러웠다.
잠깐 바깥에서 성 사진을 찍고, 내려갈 땐 또 어느 길로 내려갈까 고민했다. 이날은 구글맵이나 지도를 따로 안보고 그냥 발길 닿는대로 다녔다.
꽃이 가득 피어있는 골목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멀리 눈이 쌓인 산이 보인다.
기차역에 다 와가는데, 슈퍼에 잠간 들어갔다 나오니 또 비가 와서,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는데, 내가 처음에 가려고 했던 호텔이 보였다.
이날은 정말 짬뽕이 너무 먹고 싶었는데, 짬뽕이 없으니 숙소에 들어와 너구리를 끓여먹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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