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자유여행 프랑스, 스위스, 스페인]몽트뢰, 브베, 레만호 산책

2017. 5. 4. 00:41♪여행(유럽)/2017.4 프랑스,스위스 스페인

2017.4.3


늘 일정한 시각에 자고 일정한 시각에 일어났는데, 이상하게 새벽 다섯시가 안되었을무렵 잠에서 깨어났다.

뒤척뒤척 하다가 갑자기 오전에 브베에 포크를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젯밤에 룸에 있던 브로슈어들을 뒤적였는데, 거기 브베의 포크 사진이 있었고, 예전에 스치듯이 스위스 여행 카페에서 봤던 그곳이 바로 몽트뢰 가까이에 있다는 걸 알았다.

더구나 오늘까지 버스와 기차를 무제한 탈 수 있는 티켓이 있지 않은가.

잠이 더 올것 같지 않아 버스와 기차 시간표를 검색해보다가, 몽트뢰 기차역까지 걸리는 시간, 또 브베역서에서 내려 호숫가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버스가 낫겠다 싶었다.(기차는 9분, 버스는 28분)

그러다가 가물가물 잠이 들었다. 


눈을 떠 창밖을 보니 호수의 물빛이 오묘하게 빛나고 있었다. 










방에 올라가 짐 정리를 하고 체크아웃을 한 후 짐을 맡아달라고 하고 호텔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스위스는 기차뿐 아니라 버스 시간도 칼같구나, 감탄하면서.

시간 맞춰 온 버스를 타고 달려 브베에 도착했다.

내가 내리려고 하는 역은 방송조차 하지 않아서 대강 근처에 내려 호숫가를 찾아갔다.

호숫가에 백조들이 열심히 몸단장을 하는걸 한참을 구경하고, 왼편으로 걸어가니 포크가 나왔다.














네슬레사 본사가 브베에 있는데 그 회사에서 만든 조형물이라고 한다. 

물안개가 조금은 남아있는 호수에 커다란 포크가 서 있는 모습은 생경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브베는 몽트뢰보다 더 조용하고 사람이 없었다.

개를 끌고 조깅하거나 산책하는 사람,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걷는 젊은 엄마들, 호수에 낚싯대를 드리운 할아버지들.

평화로운 풍경을 보며 산책을 하고, 호수앞 카페에서 커피도 한 잔 마셨다. 



















그리고 도로가로 나가니 201번 버스 정류장이 있었다.

몽트뢰에서 201번 버스만 다섯번은 탔다.

버스를 타고 몽트뢰 시장(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곳인듯 하다 현재는 건물만 있고 비어있다) 왼편에 쇼핑센터에 들어갔다.

처음엔 기차역에서 먹을 샌드위치 등을 살 생각이었는데, 미르고스 슈퍼옆에 뷔페식으로 차려놓고 원하는걸 고를 수 있는 식당이 있어 들어가보았다. 

일단 줄을 서서 앞사람이 어떻게 하나 봤는데, 세가지 정도를 고르면 알아서 담아주고, 좀 더 달라면 더 주고, 저울에 무게를 달아 가격을 매겼는데, 세가지 정도 고르면 14프랑쯤 나왔다.

내 차례가 되자 점원이 &($#))$ ici?라고 물었는데(이 동네는 불어를 쓴다) 여기서 먹을 거냐고 묻는것 같아 ici라고 대답했다. 이십년가까이 안써먹은 단어들을 써먹고 있다.

밥이랑 카레처럼 보이는 걸 고르고 닭다리도 하나 달라고 했다. 12프랑은 넘고 13프랑은 안되게 나왔다. 나름 저렴한(?)식사다.

닭다리는 맛있었고, 쌀은 풀풀 날리는 쌀이었고, 고른 반찬은 카레가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먹을만했다. 적어도 밥이니까.



슈퍼에 가서 샌드위치랑 물 등을 사고, 사흘 후 제네바 공항에 와서 쓸지도 모르는 돈을 약간 남겨두니, 가져온 프랑을 거의 다 쓴 셈이다.

돈이 남으면 어디서 유로로 환전해야 하나 참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호텔에 가서 짐을 찾고 버스를 타고 몽트뢰 역으로 가서 제네바 공항행 기차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