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여름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포르투8: 모루정원에서 바라본 포르투의 첫 일몰

2024. 11. 29. 16:20♪여행(유럽)/2024.7-8 바르셀로나, 포르투, 리스본

2024.8.3
 
 
해지는 걸 한 시간이나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그게 바로 나에요...
 
 
 

어제 두통이 너무 심해서 노을보려고 옷입고 준비하다 그냥 다시 누웠거든요 ㅠㅠ

내일 이후
는 흐림이 예보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오늘이 아니면 안되었어요.
왜냐하면 오늘 좋으면 내일 또 가야 하니까요.
 

 

쇼핑하고 좀 쉬다가 메트로 타고 모루정원역에서 내립니다.
일곱시 반...
 
이날 해지는 시각 여덟시 사십구분...
 
누가 해지는걸 한시간 전부터 와서 기다려요?
근데 여기 되게 많아요 그런 사람....ㅋㅋ

 
 
 
 

 
 
 
다들 사는거 바쁘잖아요.
각자의 일상에선 언제 해가 뜨는지, 언제 해가 지는지도 모르고 살았을거에요.
근데 여행 오면 갑자기 왜 해 지는게 그렇게 보고 싶은건지 모르겠어요.
 
그냥 하염없이 해가 내려가길 기다려요.
멍때리면서.
세상에서 제일 무용한 시간.
여행이 허락하는 선물 같은 시간.

 
 
 
 
힘들게 셀카 찍고 있으니 뒷자리 외국인 여성분이 찍어주셨어요.
덕분에 행복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아, 저 한국에서 이떄 들으려고 브금도 정해왔는데.
아이유의 Love wins all이요.
 
마침내 해가 다리 위에 걸리고,
때 마침 비행기가 날아갑니다.

 
 
 

태양이 다리 뒤로 넘어가자,
갑자기 다들 박수를 쳤어요.
여행하며 수없이 많은 일몰을 봤지만,
해넘어가고 박수치는 일몰은 또 처음입니다.
 

 

 
 

다 같이 무용한 시간을 견디고,
오늘을 무사히 보낸 우리에게 보내는 박수.
귓가엔 좋아하는 노래가 들리고, 하늘은 아름답고,
며칠간 아파서 스트레스 받았는데 무탈히 여기까지 와서 이 장면을 볼 수 있어서 빈틈없이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또 슬쩍 눈물이 나려고 했어요.
 
이제 저기로 올라가봐야지.

 
 
 
수도원에서 보는 풍경도 너무 아름다워요

 
 
 
사실은 해가 내려가고 나서부터가 진짜잖아요.

 

 

 
 
 
돌아올 땐 모루정원역에서 메트로를 타고 왔어요. 볼량역까지 한 번 갈아타야 하지만, 빠르게 돌아올 수 있어 좋았어요. 

 
 
이렇게 이 날 하루도 가고 싶었던 곳에서 하고 싶었던 것을 하며 마음속에 돌아가고 싶은 한 점을 만들었습니다.